분류 전체보기214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선의의 폭력, 신앙 왜곡, 세대 전이) 넷플릭스 영화 에서 악당은 단 한 명도 자신을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한 문장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가 처음 이 사실을 실감한 건 영화가 끝나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톰 홀랜드, 로버트 패틴슨, 세바스찬 스탠이 한 작품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이유가 되는 영화지만, 실제로 보고 나면 캐스팅보다 훨씬 묵직한 무언가가 남습니다.선의의 폭력 — 윌러드와 아빈, 두 세대의 선택영화는 미국 오하이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윌러드라는 인물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매일 아침 뒷산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데, 그 기도의 사연은 12년 전 전쟁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더기에 잠식된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던 동료를 목격한 윌러드는 이후 신과의 거.. 2026. 8. 19.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 (성장 배경, 콤플렉스 극복, 퀸스 갬빗) 안야 테일러 조이는 16살에 학교를 자퇴했고, 첫 영화에서는 장면 전체가 편집됐습니다. 제가 퀸스 갬빗을 처음 봤을 때 그런 과거가 있는 사람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화면 속 그는 너무나 확신에 차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알고 난 뒤에는 그 눈빛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런던까지 — 낯선 땅에서 시작된 배우의 삶안야 테일러 조이는 아르헨티나의 넓은 초원에서 말과 함께 뛰어놀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여섯 살이 되던 해, 아르헨티나에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쳤습니다. 당시 대통령이 헬리콥터로 피신할 만큼 나라 전체가 흔들리던 시기였고, 안야의 부모님은 결국 영국 런던으로 이주를 결심했습니다.갑작스러운 도시 생활과 언어 장벽은 어린 안야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2026. 8. 18. 영화 그래비티 해석 (라이트박스, 케슬러 신드롬, 사운드 디자인)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상영관 의자에 등을 붙이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발 디딜 곳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크린 안에서 지구가 천천히 뒤집히는 동안 방향 감각이 사라지는 그 감각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는데, 나중에 제작 방식을 알고 나서야 그게 우연한 결과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카데미 7개 부문 수상에 전 세계 7억 달러 흥행 기록을 남긴 이 영화의 비하인드를 정리했습니다. 우주를 찍지 않고 우주를 만든 방법 — 라이트박스와 제작 기술배우를 회전시키면 되는 것 아닐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와이어에 배우를 매달고 360도로 돌리면 몸은 돌아도 얼굴의 미세한 표정 연기를 카메라가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제작진이 선택한 해법은 발상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배우.. 2026. 8. 18. 영화 킬링 디어 해석 (오르고스 란티모스, 칸 영화제 각본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불편한 영화'라는 말이 칭찬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는 피 한 방울 튀기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숨이 막혔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감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이 글은 그 불편함이 정확히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진짜로 무엇인지 제가 직접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불편함의 정체 — 감정 없는 인물들이 만드는 공포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갑작스러운 음향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는 그 반대였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드물고, 음악도 오히려 의도적으로 어색하게 삽입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이 한 번도 풀리지 않았습니다.그 이유를 .. 2026. 8. 18.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리뷰 (조현병, 가족 돌봄, 판단의 윤리) 저도 처음엔 부모님이 그냥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딸을 25년 넘게 아무런 외부 치료 없이 집 안에서만 돌봐온 이야기인데, 단 3개월의 입원 치료만으로 누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장면을 보고 나면 솔직히 허탈함도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그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2024)는 그런 작품입니다. 쉽게 판단하게 두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조현병, 25년의 기록이 시작된 이유감독 후지노 토모아키는 자신보다 여덟 살 위인 친누나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누나는 의대를 나올 만큼 총명했고, 학교에서도 활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24살이 되던 1983년, 조현병(schizophrenia) 증세가 처음 나타났습니다. 조현병이란 .. 2026. 8. 18. 가수 전범선 이인직 후손 고백 재주목 (친일파, 역사인식, 연좌제) 솔직히 저는 전범선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밴드 양반들의 보컬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5대조 할아버지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이인직이라는 사실을 직접, 그것도 상당히 담담하게 고백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숨기는 것도, 미화하는 것도 아니라 "명백하게 친일 행위를 한 사람"이라고 잘라 말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친일파 후손이라는 사실과 역사학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태도가 역사 인식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인직은 누구인가 — 신소설 작가와 친일파 사이이인직은 한국 최초의 신소설 작가로 교과서에 실릴 만큼 문학사적으로는 뚜렷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신소설이란 개화기에 등장한 근대 소설 양식.. 2026. 8. 18.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