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18 영화 그래비티 해석 (라이트박스, 케슬러 신드롬, 사운드 디자인)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상영관 의자에 등을 붙이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발 디딜 곳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크린 안에서 지구가 천천히 뒤집히는 동안 방향 감각이 사라지는 그 감각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는데, 나중에 제작 방식을 알고 나서야 그게 우연한 결과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카데미 7개 부문 수상에 전 세계 7억 달러 흥행 기록을 남긴 이 영화의 비하인드를 정리했습니다. 우주를 찍지 않고 우주를 만든 방법 — 라이트박스와 제작 기술배우를 회전시키면 되는 것 아닐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와이어에 배우를 매달고 360도로 돌리면 몸은 돌아도 얼굴의 미세한 표정 연기를 카메라가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제작진이 선택한 해법은 발상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배우.. 2026. 8. 18. 영화 킬링 디어 해석 (오르고스 란티모스, 칸 영화제 각본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불편한 영화'라는 말이 칭찬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는 피 한 방울 튀기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숨이 막혔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감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이 글은 그 불편함이 정확히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진짜로 무엇인지 제가 직접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불편함의 정체 — 감정 없는 인물들이 만드는 공포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갑작스러운 음향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는 그 반대였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드물고, 음악도 오히려 의도적으로 어색하게 삽입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이 한 번도 풀리지 않았습니다.그 이유를 .. 2026. 8. 18.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리뷰 (조현병, 가족 돌봄, 판단의 윤리) 저도 처음엔 부모님이 그냥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딸을 25년 넘게 아무런 외부 치료 없이 집 안에서만 돌봐온 이야기인데, 단 3개월의 입원 치료만으로 누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장면을 보고 나면 솔직히 허탈함도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그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2024)는 그런 작품입니다. 쉽게 판단하게 두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조현병, 25년의 기록이 시작된 이유감독 후지노 토모아키는 자신보다 여덟 살 위인 친누나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누나는 의대를 나올 만큼 총명했고, 학교에서도 활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24살이 되던 1983년, 조현병(schizophrenia) 증세가 처음 나타났습니다. 조현병이란 .. 2026. 8. 18. 가수 전범선 이인직 후손 고백 재주목 (친일파, 역사인식, 연좌제) 솔직히 저는 전범선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밴드 양반들의 보컬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5대조 할아버지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이인직이라는 사실을 직접, 그것도 상당히 담담하게 고백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숨기는 것도, 미화하는 것도 아니라 "명백하게 친일 행위를 한 사람"이라고 잘라 말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친일파 후손이라는 사실과 역사학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태도가 역사 인식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인직은 누구인가 — 신소설 작가와 친일파 사이이인직은 한국 최초의 신소설 작가로 교과서에 실릴 만큼 문학사적으로는 뚜렷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신소설이란 개화기에 등장한 근대 소설 양식.. 2026. 8. 18. 영화 밀양 해석 (이창동 감독, 전도연, 송강호, 신애, 햇볕, 종찬) 솔직히 저는 처음에 《밀양》을 그냥 슬픈 모성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던 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애는 피해자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그 질문 하나가 저를 이 영화 깊숙이 끌어당겼습니다. 결국 이건 비극적인 사건의 기록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를 발견해 가는 영혼의 여정이었습니다.신애라는 인물, 처음부터 다시 보기영화를 한 번만 본 분들은 대부분 신애를 피해자로 기억합니다. 남편을 잃고, 낯선 도시로 내려가고, 거기서 아들까지 잃은 여성. 그 고통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영화를 '모성과 신앙의 충돌을 다룬 드라마'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두 번 세 번 다시 보면서 .. 2026. 8. 18. 무료 전자책 대출 (부커스, 소상공인, 공공도서관) 책을 많이 산다고 책을 많이 읽는 걸까요? 저는 한동안 그 질문을 외면했습니다. 어느 날 책장을 보니 '읽은 책'보다 '언젠가 읽을 책'이 훨씬 많았고, 그게 뿌듯함이 아니라 부담으로 느껴졌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달라진 무료 전자책 대출 서비스들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책장이 무거워진 이유, 혹시 저만 그런 걸까요서점에 가거나 SNS에서 책 추천을 보면 지금 당장 읽을 것처럼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돌아오면 이미 쌓아둔 책들이 기다리고 있고, 새로 산 책은 그 위에 조용히 올라가 앉습니다.이걸 출판업계에서는 종종 '적체 도서' 문제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적체 도서란 구매는 되었지만 실제로 읽히지 않은 채 쌓이는 책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 2026. 8. 18.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