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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차티드 영화 리뷰 (톰 홀랜드, 모험 공식, 캐스팅, 버디무비) 2022년 개봉한 〈언차티드〉는 전 세계 4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게임 원작 어드벤처 블록버스터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또 게임 원작 영화겠지'라는 생각으로 별 기대 없이 틀었는데, 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예상보다 훨씬 유쾌하게 봤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모험 공식, 익숙해서 좋고 익숙해서 아쉽다〈언차티드〉의 서사는 이른바 '매크거핀(MacGuffin)' 구조를 따릅니다. 여기서 매크거핀이란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심 목표물, 즉 이 영화에서는 탐험가 마젤란의 황금처럼 인물들이 쫓는 대상 자체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관계가 핵심인 서사 장치를 말합니다. 마젤란의 세계 일주 경로가 담긴 지도, 16세기 선원들이 만든 황금 십자가, 선장의 항해 일지와 열쇠까지,.. 2026. 9. 1.
영화 기사 윌리엄 (히스레저, 신분 사회, 마상 창 시합, 히스 레저) '나는 원래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한 번쯤은 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꽤 자주 그런 감각을 느꼈는데, 2001년 영화 〈기사 윌리엄〉을 다시 꺼내 봤을 때 그 감각이 정확하게 화면 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시종 신분으로 경기장에 뛰어든 한 남자의 이야기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신분 사회를 뚫고 선 경기장, 그 구조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기사 윌리엄〉의 출발점은 꽤 황당합니다. 주군이 마상 창 시합(jousting tournament) 도중 갑자기 사망하자, 시종이었던 윌리엄이 주군의 갑옷을 입고 대신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마상 창 시합이란 중세 유럽에서 두 기사가 말을 탄 채 긴 창으로 상대를 가격하는 기사 계층만의 공.. 2026. 9. 1.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큐브릭 유작, 완벽주의, 검열 논란) 스탠리 큐브릭은 편집본을 넘긴 지 6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을 처음 봤을 때 이 영화가 정말 그의 최종 의도인지 모르겠다는 찜찜함이 오래 남았습니다. 400일 촬영, 기네스 기록, 실제 부부 배우를 의도적으로 떼어놓은 연출까지, 제작 과정을 알고 나니 영화가 가진 기묘한 긴장감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큐브릭 유작의 진짜 문제: 편집본과 죽음 사이의 6일큐브릭은 1999년 3월 1일 워너 브라더스에 최종 편집본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6일 뒤인 3월 7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타이밍이 이 영화를 둘러싼 모든 논란의 출발점입니다.일반적으로 큐브릭의 유작이니 그의 완성된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관련 자료를 살펴본 경험상 그렇게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큐브릭은.. 2026. 8. 31.
영화 더 원더 (플로렌스 퓨, 넷플릭스, 맹목적 믿음, 죄책감, 구원) 솔직히 처음에는 단순한 미스터리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아가는 소녀'라는 설정이 흥미롭긴 했지만, 반전 하나로 끝날 이야기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무게감이 남았습니다.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는 종교적 믿음과 공동체가 한 아이에게 어떤 잔인함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맹목적 믿음이 만들어낸 감옥영화의 배경은 1862년 아일랜드 대기근이 끝난 직후입니다. 영국인 간호사 립 라이트는 마을 위원회의 의뢰로 한 소녀를 관찰하기 위해 파견됩니다. 소녀의 이름은 애나 오도넬, 4개월째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있다는 소문이 퍼진 아이입니다.처음 오두막을 찾았을 때 제가 느낀 감정은 불안함이었습니다. .. 2026. 8. 31.
감독 스탠리 큐브릭 (완벽주의, 인간탐구, 시대초월) 처음 를 봤을 때 솔직히 절반쯤에서 멈췄습니다. 뭔가 대단한 영화라는 건 알겠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서요.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이 지나도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이라는 감독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당장 이해되지 않아도, 보고 나면 뭔가 남는 감독. 12살짜리 소년이 카메라를 들었을 때큐브릭이 천재였다는 말은 너무 쉽게 쓰이는 표현이라 오히려 조심스럽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본 건 그가 처음부터 영화를 찍은 게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12살에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선물받은 그는 학교보다 거리로 나갔고, 10대 시절 내내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1940년대 초반은 할리우드 전성기였으니, 어린 큐브릭이 흡수한 이미지의 양이 얼마나 방대했을지 짐작이 갑니다.17.. 2026. 8. 30.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니체 철학, 낙타사자어린아이, 매치컷)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멍했습니다. 유인원이 뼈를 들고 있다가 갑자기 우주선이 나오고, 마지막엔 늙은 인간이 태아가 되어 지구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라는 실마리를 잡고 다시 보니, 흩어져 있던 장면들이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니체 철학으로 읽는 인류의 여명영화가 시작되면 3분간 완전한 암흑이 이어집니다. 처음엔 그냥 오래된 영화의 기술적 한계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의도된 연출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이 어둠은 빅뱅 이전의 우주가 아니라 여명 이전의 밤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영화의 메인 테마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2026.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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