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영화3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여름 감각, 첫사랑, 엔딩)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별 기대 없이 틀었다가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2017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은 1983년 이탈리아 북부 별장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소년 엘리오가 아버지의 여름 손님 올리버를 만나 감정의 문이 열리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데도, 보는 내내 가슴이 조여들었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만들어내는 감각일반적으로 로맨스 영화라고 하면 극적인 고백 장면이나 갈등의 화해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쌓아 올립니다.영화의 배경은 1983년 이탈리아 북부의 한 여름 별장입니다. 고고학자인 아버지가 매해 여름 자신의 연구를 도울 대학.. 2026. 8. 4. 살목지 리뷰 (저수지 공포, 물귀신 설정, 한국 괴담) 실종 사고가 반복되는 저수지, 아무도 업로드하지 않은 사진이 서버에 올라와 있는 상황. 『살목지』는 이 한 줄의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처음 이 소재를 접했을 때 솔직히 "또 저수지 귀신 영화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는 그 선입견이 꽤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저수지라는 공간이 만드는 폐쇄 공포일반적으로 공포영화의 배경은 폐가나 병원처럼 닫힌 구조의 건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야외 수변 공간은 건물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어렵고, 잘 만들면 훨씬 강한 압박감을 냅니다. 『살목지』는 그 가능성을 제대로 건드린 작품입니다.살목지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공간의 성격을 암시합니다. '살(殺)'과 '목(木)', 그리고 길목의 '목'이 겹쳐 생사를 넘나드는 길목이라는 뜻으로 .. 2026. 7. 31. 여름 영화 베스트 7 (여름 영화, 첫사랑, 청춘의 계절) 매년 이맘때가 되면 휴가 계획보다 영화 목록을 먼저 뽑게 됩니다. 시원한 바다는 멀고, 무더위는 가깝고, 그 사이에서 여름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올해도 그렇게 찾다 보니 결국 일곱 편의 영화 앞에 앉게 됐습니다. 단순히 여름을 배경으로만 쓴 영화가 아니라, 그 계절이 인물의 감정과 시대와 완전히 한 몸이 된 작품들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한 편씩 들여다보며 느낀 것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여름이 배경이 아닌 주인공이 되는 영화들영화에서 여름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여름을 단순한 시간적 배경으로 사용하는 것, 다른 하나는 여름 자체가 인물의 감정 상태와 서사 구조에 깊이 맞물리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번에 주목한 작품들은 모두 후자에 해당합니다.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2026. 7.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