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2 영화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뺄셈의 미학, 익명성, 시간구조) 솔직히 저는 처음에 《덩케르크》를 그냥 잘 만든 전쟁 블록버스터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근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전투 장면도 거의 없고, 악당도 없고, 주인공의 이름조차 자막이 올라갈 때 처음 알았는데도 이렇게까지 압도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했거든요. 이후에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또 다시 보면서 그 이유를 따라가다 보니 크리스토퍼 놀란이 이 영화에서 얼마나 정밀하게 '빼는 선택'을 했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뺄셈의 미학 — 없애서 더 강해진 영화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당황한 것은 적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쟁영화인데 독일군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폭격기 소리는 들리고, 총알은 날아오고, 배는 침몰하지만 그것을 가하는 주체의 .. 2026. 8. 10. 영화 어톤먼트 (속죄의 의미, 덩케르크 장면, 브라이오니 거짓말) 영화 〈어톤먼트〉를 보고 나서 한 시간쯤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한 번의 거짓말이 두 사람의 인생 전체를 지워버렸는데, 그 거짓말을 한 사람은 끝내 살아남아 소설로 '속죄'를 완성했다는 것. 그게 아름다움인지, 가장 잔인한 결말인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결론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브라이오니의 거짓말, 그리고 속죄의 시작브라이오니 탈리스는 열세 살이었습니다. 그 나이에 그녀가 저지른 거짓 증언 하나가 로비 터너를 강간범으로 만들었고, 4년이라는 시간을 감옥과 전쟁터로 보내게 했습니다. 세실리아는 사랑하는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간 가족과 인연을 끊고, 부와 명예를 버린 채 간호사가 되었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브라이오니의 거짓말이 단순한 악의에서 나온 것이 .. 2026. 8.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