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45 영화 백룸 영화 리뷰 (공간 설정, 트라우마, Async) 2026년 5월 27일 개봉, 러닝타임 110분. 솔직히 처음엔 '이 소재로 장편이 될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한 번 더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단순한 괴담 공포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트라우마와 부정(否定)이라는 감정을 공간으로 형상화한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은 어디서 왔는가 — 백룸의 공간 설정백룸을 처음 접한 분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노란 벽지에 형광등 소리가 나는 공간이 왜 무서운 거지?"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질문에 정확히 답을 합니다.영화가 제시하는 백룸의 핵심 설정은 '불완전한 기억의 실체화'입니다. 여기서 불완전한 기억의 실체화란, 백룸이 현실의 공간과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 어설프게 복사.. 2026. 8. 19. 영화 킬링 디어 해석 (오르고스 란티모스, 칸 영화제 각본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불편한 영화'라는 말이 칭찬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는 피 한 방울 튀기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숨이 막혔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감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이 글은 그 불편함이 정확히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진짜로 무엇인지 제가 직접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불편함의 정체 — 감정 없는 인물들이 만드는 공포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갑작스러운 음향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는 그 반대였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드물고, 음악도 오히려 의도적으로 어색하게 삽입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이 한 번도 풀리지 않았습니다.그 이유를 .. 2026. 8. 18. 영화 미드소마 (밝은공포, 대니의치유, 호르가의함정) 공포영화는 어두워야 무섭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를 보기 전까지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대낮에, 꽃밭 한가운데서, 흰옷 입은 사람들이 웃는 장면에서 가장 소름 돋았습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공포와 치유를 동시에 이야기하는 독특한 구조로,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밝은 화면이 더 무섭다 — 점프 스케어 없는 공포의 정체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어두운 공간, 갑작스러운 소음, 예측 불가능한 등장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를 극장에서 봤을 때, 가장 두려웠던 순간은 밝고 아름다운 스웨덴의 여름 풍경 한가운데였습니다.이 영화에는 점프 스케어(jump scare)가 없습니다. 점프 스케어란 갑작스러운 시각·청각 자극으로 관.. 2026. 8. 16. 영화 애프터 양 리뷰 (기억의 총합, 목적론, 미장센) 로봇이 죽으면 우리는 무엇을 잃는 걸까요. 영화 《애프터 양》을 처음 봤을 때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코고나다 감독의 2022년 작품으로, 망가진 안드로이드 양의 기억을 복원해 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삶의 본질을 조용하게 되묻는 영화입니다.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그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습니다. 기억의 총합이 곧 존재다 — 양의 아카이브와 목적론의 함정로봇은 기억이 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바로 그 전제를 뒤집는 데서 출발합니다.영화 속 안드로이드 양은 하루에 몇 초짜리 영상들을 스스로 선택해 저장합니다. 이것을 영화에서는 아카이브(archive), 즉 기억 저장소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아카이브.. 2026. 8. 13. 영화 더 드라마 리뷰 (결혼과 신뢰, 엠마의 비밀, 젠데이아 연기) 결혼을 앞둔 사람이 상대의 과거를 알게 됐을 때 그 결혼식을 강행할 수 있을까요. 단순한 실수도, 가벼운 비밀도 아닌, 학교 총기 난사를 계획했던 과거라면요. A24 신작 의 줄거리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예고편 하나 없이도 이미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결혼과 신뢰라는 흔한 소재에 이 정도 충격을 얹어 놓은 작품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없었으니까요. 결혼과 신뢰,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의 배경는 노르웨이 출신 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가 연출한 A24 신작입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하는 찰리와 젠데이아가 연기하는 엠마는 결혼을 며칠 앞두고 있습니다. 식전 시식 자리에서 엠마는 15살 때 학교 총기 난사를 계획했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한 문장으로 영화는 완전히 다른 장르가 됩니다.일반적으.. 2026. 8.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