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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21

영화 블루 발렌타인 (관계 붕괴, 애착 유형, 사랑의 언어) 사랑이 식었다고 말하는 커플 중 처음부터 사랑이 없었던 경우는 드뭅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소모하는 쪽으로 흘러갈까요. 영화 을 보고 나서 제가 오래 붙잡고 있었던 질문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딘과 신디는 분명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어느 지점에서 어긋났는지를 영화는 끝내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그게 이 영화가 불편하면서도 자꾸 생각나는 이유입니다. 관계 붕괴 — 사랑이 있어도 관계는 무너진다은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보여주는 비선형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비선형 서사란,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흐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진행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관객은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를 이미 알면서도, 동시에 그 사랑이 어떻게 마모되.. 2026. 8. 16.
영화 프레스티지 줄거리 (크리스토퍼 놀란, 집착, 희생, 반전)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아, 이게 그런 의미였구나" 싶어 처음 장면으로 되감아본 적 있으신 분 계실 겁니다. 저는 《프레스티지》를 처음 봤을 때 딱 그랬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가, 결국 처음부터 다시 틀었습니다. 두 마술사가 서로를 파멸로 이끄는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사실 영화 전체가 하나의 정교한 마술이었습니다.두 마술사의 집착이 만들어낸 비극19세기 말 런던을 배경으로, 알프레드 보든과 로버트 앤지어는 같은 무대에서 출발한 두 마술사입니다. 그런데 공연 도중 일어난 사고로 앤지어는 아내 줄리아를 잃게 됩니다. 수조 탈출 마술 중 밧줄 매듭이 풀리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앤지어는 그 원인을 보든의 이중 매듭(double knot) 탓으로 돌립니다. 이중 매듭이란 풀기.. 2026. 8. 11.
영화 500일의 썸머 (사랑의 착각, 비대칭 관계, 이별의 의미)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썸머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말을 안 듣는 게 톰 쪽인데, 왜인지 화살표는 늘 썸머를 향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보니 제가 틀렸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기억과 해석으로 채워진, 그래서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사랑의 착각 — 같은 시간을 전혀 다르게 경험한 두 사람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강하게 남은 장면은 썸머의 파티 시퀀스였습니다. 톰이 파티에 도착하기 직전의 기대와 실제 파티 안에서 벌어진 일을 화면을 반으로 쪼개어 나란히 보여주는 장면인데, 저는 그 편집 방식을 보고 제가 과거에 겪었던 어떤 관계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저는 같은 대화를 완전히 다른 뜻으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이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 2026. 8. 10.
영화 어톤먼트 (속죄의 의미, 덩케르크 장면, 브라이오니 거짓말) 영화 〈어톤먼트〉를 보고 나서 한 시간쯤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한 번의 거짓말이 두 사람의 인생 전체를 지워버렸는데, 그 거짓말을 한 사람은 끝내 살아남아 소설로 '속죄'를 완성했다는 것. 그게 아름다움인지, 가장 잔인한 결말인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결론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브라이오니의 거짓말, 그리고 속죄의 시작브라이오니 탈리스는 열세 살이었습니다. 그 나이에 그녀가 저지른 거짓 증언 하나가 로비 터너를 강간범으로 만들었고, 4년이라는 시간을 감옥과 전쟁터로 보내게 했습니다. 세실리아는 사랑하는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간 가족과 인연을 끊고, 부와 명예를 버린 채 간호사가 되었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브라이오니의 거짓말이 단순한 악의에서 나온 것이 .. 2026. 8. 9.
영화 블랙 스완 (나탈리 포트만, 심리 분열, 완벽주의) 솔직히 처음 봤을 때 발레 영화라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우아하고 조용한 예술 영화겠거니 했는데, 60분쯤 지나고 나서 제가 틀렸다는 걸 완전히 인정했습니다. 〈블랙 스완〉은 발레를 배경으로 삼은 심리 스릴러입니다. 완벽주의에 짓눌린 한 여성이 무너지는 과정을 이토록 잔혹하고 아름답게 담은 영화는 이전에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탈리 포트만, 기대 이상이었습니다일반적으로 배우가 특정 역할을 위해 몸을 바꾼다고 하면 "홍보용 과장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제 경우도 그랬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이 9kg을 감량하고 1년 6개월 동안 하루 5시간씩 발레를 연습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 숫자들이 왜 나왔는지 납득이 됐습니다. 무대 .. 2026. 8. 9.
영화 노트북 리뷰 (첫사랑, 헌신, 치매) 사랑은 두근거림이 사라지면 끝난다고 흔히 말하지만, 〈노트북〉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에게 매일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주는 노아의 모습은, 제가 알던 '로맨스'의 정의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감정이 아니라 선택이 사랑을 완성한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첫사랑은 왜 그토록 무모한가로맨스 영화에서 첫사랑은 대개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지지만, 제가 직접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 노아가 앨리에게 처음 말을 걸던 방식, 철봉에 매달려 떨어질 듯 흔들리며 사귀자고 조르던 장면은 솔직히 보는 내내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저런 장면을 순수하고 열정적인 구애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많지만, 제 경험상 저런 집요함은 오늘날의 기준으.. 2026.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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