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2 영화 시 리뷰 (이창동, 윤정희, 윤리적 응시, 알츠하이머) 아름다운 시를 쓰려면 먼저 아름다운 것을 봐야 할까요? 이창동 감독의 2010년작 〈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감동 때문이 아니라 불편함 때문이었다는 게 지금도 선명합니다. 성폭력과 자살, 치매라는 소재를 쥐고서도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관객의 마음을 이렇게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윤리적 응시 —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끝까지 보는 일〈시〉는 오프닝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아이들이 강가에서 뛰어노는 평화로운 장면 뒤로 소녀의 시체가 떠내려오고, 그 위에 영화 제목 '시'가 새겨집니다. 제가 이 오프닝을 두고 꽤 오래 생각했는데, 여기엔 이중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시의 .. 2026. 9. 3. 영화 밀양 해석 (이창동 감독, 전도연, 송강호, 신애, 햇볕, 종찬) 솔직히 저는 처음에 《밀양》을 그냥 슬픈 모성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던 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애는 피해자인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그 질문 하나가 저를 이 영화 깊숙이 끌어당겼습니다. 결국 이건 비극적인 사건의 기록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를 발견해 가는 영혼의 여정이었습니다.신애라는 인물, 처음부터 다시 보기영화를 한 번만 본 분들은 대부분 신애를 피해자로 기억합니다. 남편을 잃고, 낯선 도시로 내려가고, 거기서 아들까지 잃은 여성. 그 고통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영화를 '모성과 신앙의 충돌을 다룬 드라마'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두 번 세 번 다시 보면서 .. 2026. 8.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