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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젠데이아 (낯가림, 커리어 전략, 패션 아이콘)

by hoziii 2026. 8. 3.

낯가림이 너무 심해서 유치원을 두 번 다녀야 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수업 중에 손조차 들지 못해 선생님이 그냥 진도를 넘겨버렸고, 결국 한 학년을 통째로 다시 다녔습니다. 그 아이가 지금 에미상을 두 개 손에 쥔 채 할리우드 정상에 서 있습니다. 젠데이아 이야기입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도 꽤 오래 멍하니 있었습니다.

 

유치원을 두 번 다닌 아이가 무대에 선 이유

1996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젠데이아는 어린 시절 내향성(introversion)이 매우 강한 아이였습니다. 내향성이란 외부 자극보다 내면의 세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기질로, 낯선 환경에서 극도로 위축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젠데이아의 경우 그 정도가 꽤 심각했는데,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할 정도였고 교실에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습니다.

교사였던 부모님은 이 에너지를 억누르는 대신 밖으로 건강하게 내보낼 출구를 찾아주셨습니다. 농구, 축구, 달리기를 시켜봤지만 어느 것도 딱 맞지 않았고, 여덟 살 무렵 힙합 댄스 극단 퓨처쇼크 오클랜드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뭔가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부모님의 선택이 정말 탁월했다고 느꼈습니다. 아이의 단점을 고치려 한 게 아니라, 그 에너지를 다른 방향으로 흘려보낸 것이니까요.

어머니 클레어는 캘리포니아 셰익스피어 극장의 하우스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고, 젠데이아는 자연스럽게 그 극장을 드나들며 좌석 안내와 티켓 판매를 도왔습니다. 하우스 매니저란 공연장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직책으로, 관객과 무대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그 공간에서 젠데이아는 연기라는 꿈을 키웠고, 열한 살에는 지역 극장 뮤지컬 무대에 올라 남자 캐릭터 조역까지 소화했습니다. 연출가 로버트 캘리는 그녀를 보고 "방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그저 와, 하고 감탄할 뿐이었다"고 했는데, 저도 그 감각이 어떤 건지 인터뷰에서 어렴풋이 느낀 적이 있습니다.

일곱 학년 무렵, 연기에 대한 열망이 확고해지자 아버지는 교사직을 그만두고 매니저를 자처하며 젠데이아와 함께 LA로 내려갔습니다. 어머니는 오클랜드에 홀로 남아 교사 일과 야간 극장 매니저 투잡을 뛰며 LA의 집세와 오디션 비용을 댔습니다. 이 대목은 읽을 때마다 마음이 묵직해집니다. 가족 전체가 딸의 꿈 하나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희생을 감수했다는 사실이 단순한 훈훈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 희생이 결국 실제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 여덟 살: 힙합 댄스 극단 퓨처쇼크 오클랜드 입단, 3년간 활동
  • 열한 살: 지역 극장 뮤지컬 무대 데뷔, 남자 캐릭터 조역 소화
  • 열두~열세 살: 아버지와 함께 LA로 이주, 본격 오디션 시작
  • 열네 살: 디즈니 채널 시트콤 셰이크 잇 업 주연 합격, 데뷔 당일 620만 시청자 기록
요약: 극도의 내향성을 가진 아이가 부모의 헌신과 예술 활동을 통해 무대 체질로 전환되며 디즈니 스타로 성장한 과정

 

별로인 영화의 주연보다 훌륭한 영화의 조연을 택한 이유

젠데이아의 커리어를 들여다볼 때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연기력 자체보다 역할을 고르는 기준이었습니다. 그녀는 실제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별로인 영화의 주연이 되느니 훌륭한 영화의 조연이 되는 편을 택한다. 천천히 쌓아 올려야 큰 도약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 말이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실제 전략이었다는 걸,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시간순으로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스파이더맨 홈커밍 오디션에서 젠데이아는 합격 통보를 받을 때까지도 이게 스파이더맨 영화인 줄 몰랐다고 합니다. 그냥 고등학교 배경의 코미디 영화 오디션이라고만 알고 나타났다는 건데, 그 덤덤함이 오히려 프로듀서 에이미 파스칼과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를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두 사람은 화장기 없이 평범한 차림으로 나타난 이 배우를 보고 "무조건 캐스팅해야 한다"고 확신했고, 알고 보니 이미 정규 앨범까지 낸 디즈니 스타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합니다. 저는 이게 상당히 의미 있는 장면이라고 느꼈습니다. 스타성을 앞세우지 않고 작품 자체에 집중했을 때 오히려 더 강하게 보인다는 걸 몸소 보여준 순간이니까요.

2019년 HBO 드라마 유포리아에서 마약 중독 고등학생 루 베넷 역을 맡은 건 그간 쌓아온 디즈니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부수는 선택이었습니다. 창작자 샘 레빈슨은 애초에 젠데이아를 캐스팅 무드 보드에 붙여두고 캐릭터를 구상했을 정도였는데, 정작 최종 후보에는 실제 약물 중독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무명 배우도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결국 드라마 특성상 수년간 이어질 강도 높은 촬영을 견뎌낼 안정성을 기준으로 젠데이아를 택했고, 그 선택은 2020년 에미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으로 증명됩니다.

에미상(Emmy Award)이란 미국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가 수여하는 TV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영화계의 오스카에 해당합니다. 젠데이아는 이 부문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됐고, 2015년 비올라 데이비스에 이어 두 번째로 수상한 흑인 여성 배우가 됐습니다(출처: Television Academy). 2022년 유포리아 시즌 2로 두 번째 에미상을 받으며 이 부문 최초로 두 번 수상한 흑인 여성 배우이자, 두 번 이상 수상한 배우 중 역대 최연소라는 기록도 추가했습니다.

2021년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에서는 찬이 역을 맡기 위해 캐스팅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먼저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첫 편의 실제 촬영 분량은 단 4일이었고 등장 시간도 10분 남짓이었지만, 그녀는 영화 오프닝 내레이션을 맡아 세계관 전체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분량이 아닌 작품의 가치를 보고 선택했다는 게 그 이후 듄 파트 2에서의 공동 주연급 격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챌린저스(2024)에서는 테니스 선수 출신 코치 타시 던컨을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제작자 크레딧까지 달았습니다. 제작자 크레딧이란 영화 또는 드라마의 기획, 자금 조달, 제작 전반에 관여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직책으로, 단순 출연과는 다른 차원의 작품 개입을 의미합니다. 이 경험을 쌓기 위해 젠데이아는 촬영 두 달 전부터 매일 4시간씩 운동했는데, 2시간은 테니스를 치고 나머지 2시간은 헬스장에서 근육량을 늘리는 방식이었습니다. 무용수 출신답게 모든 장면을 안무처럼 접근한 덕분에 실제 촬영에서 대역이 거의 필요 없었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몸 만드는 것과 연기 스타일이 이렇게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요약: 작품의 가치를 기준으로 분량보다 역할의 질을 선택해온 전략이 에미상 2관왕과 안정적인 필모그래피로 이어졌습니다.

 

메소드 드레싱부터 아테나까지, 이미지는 설계된 것이었다

젠데이아의 패션이 화제가 되는 건 단순히 예뻐서가 아닙니다. 그녀는 커리어 초반부터 패션을 이미지 전략의 도구로 의도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딱히 갈 이유가 없는 행사에도 "그 옷을 입어보고 싶어서" 참석했다고, 당시 몇 년간 "자리 채우기"라는 말을 들었지만 어쨌든 옷은 예뻤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디즈니 채널 이미지를 벗어나 진짜 톱스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계산된 선택이었던 셈인데, 그 감각이 저는 꽤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보통 10대 배우들이 이런 장기적인 이미지 설계를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그녀가 레드 카펫에서 선보이는 메소드 드레싱(Method Dressing)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메소드 드레싱이란 홍보 중인 작품의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상징하는 의상을 실제 레드 카펫에서 입는 방식으로, 패션을 단순한 외모 연출이 아닌 작품 홍보의 연장선으로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프로모션 당시 매 시사회마다 영화 속 요소를 상징하는 의상을 선보인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 시사회에서는 몸을 통째로 스캔해 본을 떠서 제작한 맞춤 금속 드레스를 입었는데, 착용 10분도 안 돼 열기가 갇혀 어지러움을 호소해야 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옷을 입는다기보다 퍼포먼스에 가깝습니다.

2015년 오스카 시상식 레드 카펫에서는 드레드락(dreadlocks) 헤어스타일로 등장했습니다. 드레드락이란 머리카락을 빗지 않고 뭉쳐 자라도록 두어 줄기 형태로 만드는 헤어스타일로, 아프리카 및 레게 문화와 깊이 연관된 흑인 문화의 상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방송 진행자 줄리아나 렌식이 생방송 도중 인종차별적 편견이 담긴 발언을 했고,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젠데이아는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대신 침착하고 품격 있는 반박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에이바 주버너이 등 드레드락을 한 흑인 유명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편견이 얼마나 근거 없는지를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결국 렌식은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고, 마텔은 그해 오스카 룩을 재현한 바비 인형을 제작했습니다(출처: Mattel Barbie). 제 경험상 이런 순간에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논리로 대응하는 건 나이와 무관하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열여덟 살에 이미 그 태도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지금의 젠데이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 이후 2019년 타미 힐피거와 첫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고, 2021년에는 CFDA 패션 아이콘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했습니다. CFDA란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의회(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로, 미국 패션 산업의 권위 있는 단체입니다. 이후 랑콤, 불가리, 발렌티노의 얼굴로 활동하며 2024년 메트 갈라 공동 호스트 자리까지 맡았습니다.

그리고 2025년, 남편 톰 홀랜드로부터 믿기 힘든 소식을 전달받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에서 여신 아테나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었는데, 놀란 감독이 아들 톰에게 직접 전해달라고 부탁한 것이었습니다. 놀란의 인터스텔라가 젠데이아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는 걸 알고 있던 톰 홀랜드에게 이 소식을 전하는 일 자체가 큰 선물이었을 겁니다. 디즈니 아역 출신이 그리스 신화의 여신 역할을 받는 과정에 이런 사연이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저는 단순한 캐스팅 소식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요약: 패션을 커리어 전략의 도구로 활용하고 차별 발언에 품격 있게 대응하는 태도가 젠데이아의 이미지를 배우 그 이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젠데이아가 에미상을 몇 번 받았나요?

A. 2020년과 2022년, 총 두 번 받았습니다. 두 번 모두 HBO 드라마 유포리아에서 루 베넷 역으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 부문 최연소 수상자이자 최초로 두 번 수상한 흑인 여성 배우라는 기록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어떤 상이 더 의미 있었을지 두 번째 수상 당시의 반응이 궁금하지 않으신지요?

 

Q. 젠데이아와 톰 홀랜드는 언제부터 사귀었나요?

A. 두 사람은 2016년 스파이더맨 홈커밍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고, 2021년 7월 LA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에 포착되며 공개 연인이 됐습니다. 2025년 1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약혼반지가 포착됐고, 이후 결혼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립싱크 배틀에서 톰 홀랜드에게 처참히 패배한 상대가 훗날 남편이 됐다는 사실이 웃기면서도 묘하게 드라마틱하지 않나요?

 

Q. 젠데이아의 출연 영화 흥행 수익 합산이 얼마나 되나요?

A.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의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은 50억 달러를 넘습니다. 특히 2021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로 10억 달러 수익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됐습니다. 이 숫자가 단순한 유명세가 아닌 실질적인 티켓 파워를 증명한다는 점에서, 젠데이아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제작사 입장에서도 신뢰받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Q. 젠데이아의 앞으로 출연 예정작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에서 여신 아테나 역,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한 더 드라마,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데이에서 MJ로 복귀, 듄 파트 3에서 찬이 마무리, 그리고 2027년 애니메이션 슈렉 5에서 목소리 연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설적인 가수 로니 스펙터의 전기 영화 비 마이 베이비 주연도 올라와 있어, 이번에는 음악과 연기를 어떻게 결합할지 궁금해집니다.

 

결론

커리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다 보니 하나의 패턴이 보였습니다. 젠데이아는 매 순간 빠르게 치고 나가는 대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알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식을 선택해왔습니다. 유치원을 두 번 다닌 내향적인 아이가 무대를 통해 자신을 찾고, 가족의 헌신 위에서 오디션을 이어가고, 디즈니 스타가 된 뒤에도 눈앞의 주연 자리보다 작품의 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온 과정이 지금의 에미상 2관왕을 만들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긴 호흡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는 사람이 결국 오래 남습니다. 젠데이아가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선택을 보여줄지, 이제는 작품 소식이 들릴 때마다 단순한 기대가 아닌 신뢰에 가까운 감정이 생깁니다. 그녀의 다음 선택이 궁금한 분이라면 듄 파트 3와 오디세이부터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h7XS2SW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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