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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앤 해서웨이 (프린세스 다이어리, 해서헤이터, 아카데미)

by hoziii 2026. 8. 3.

솔직히 저는 앤 해서웨이가 한때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제게 그녀는 그냥 작품마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보기 드문 배우였거든요. 그런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그녀가 견뎌온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무거웠습니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그 어리버리함이 전부 계산된 게 아니었다

혹시 어떤 배우의 첫인상이 '실력'이 아니라 '어리버리함'과 '이빨' 때문에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 부분을 처음 접했을 때 꽤 오래 웃었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1982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변호사 아버지와 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그녀는 세 살 때부터 어머니가 출연하는 공연을 보러 극장을 드나들었고,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첫 연기에 나섰을 때는 오디션과 실전 사이의 괴리, 즉 무대 공포(stage fright)를 극복하지 못해 고전했습니다. 여기서 무대 공포란 실제 촬영이나 공연 상황에서 극도로 긴장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프로듀서가 "오디션 때는 잘했는데 현장에선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상황에서 찾아온 것이 바로 《프린세스 다이어리》 오디션이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나이가 살짝 많다는 이유로 오디션 기회조차 얻지 못할 뻔했지만,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감독을 설득했습니다. 정작 오디션장에서는 또 긴장해 버렸는데, 감독 게리 마샬의 눈에 들어온 건 오히려 그 어색하고 불편해 보이는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완벽한 머릿결과 치아까지 더해져 캐스팅이 확정됐죠.

촬영 중에는 실제로 넘어지는 장면이 그대로 영화에 실렸습니다. 제가 이 장면을 다시 찾아봤는데, 확실히 연기로 만들어낸 넘어짐과는 질감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진짜 넘어짐'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장면 중 하나가 됐습니다. 영화는 개봉 직후 흥행에 성공했고, 공동 주연이었던 줄리 앤드루스는 그녀를 "오드리 헵번과 줄리아 로버츠를 섞어 놓은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무명에서 단숨에 차세대 스타로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습니다.

요약: 《프린세스 다이어리》 캐스팅은 연기력보다 '진짜 어리버리함'이 결정했고, 그게 오히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됐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부터 남자친구 FBI 체포까지

앤 해서웨이를 전 세계적인 스타로 끌어올린 작품은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였습니다. 엄격한 패션 매거진의 세계에서 성장하는 사회 초년생을 연기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수수한 첫 모습부터 점점 세련된 이미지로 변해가는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를 설득력 있게 소화했습니다. 캐릭터 아크란 이야기 안에서 인물이 경험과 사건을 통해 내면적으로 성장하거나 변화하는 흐름을 뜻합니다. 저도 이 영화를 꽤 여러 번 봤는데, 지금 다시 봐도 당시 극 중 의상들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스타덤에 오른 이 시기에 그녀의 사생활에는 큰 균열이 생깁니다. 2004년부터 사귀어온 이탈리아 사업가 라파엘로 폴리에리가 FBI에 체포된 것입니다. 폴리에리의 사업이 부동산과 금융을 내세운 대규모 사기극이었고, 피해자 중에는 전직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을 포함한 유력 정치인들까지 있었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폴리에리와 동거 중이었고, 수사 과정에서 그녀의 일기장까지 압수돼 공범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그녀는 범죄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과 전 세계의 시선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그녀는 토크쇼에 나와 "우리 모두 그런 경험 한 번쯤 있잖아"라고 웃어넘겼는데, 저는 그 장면이 오히려 더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해본 사람은 압니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글로벌 흥행 성공,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 남자친구 라파엘로 폴리에리 FBI 체포 — 사기 피해자에 전직 미국 대통령 포함
  • 수사 과정에서 일기장 압수 및 공범 의혹 → 최종 무혐의 확인
  • 공식 석상에서 담담하게 웃으며 상황을 소화해야 했던 시기
요약: 경력의 정점에서 사생활의 최악이 겹쳤고, 그녀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감당했습니다.

 

'해서헤이터'라는 신조어가 생긴 이유가 고작 이거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앤 해서웨이가 미움받은 주된 이유가 "너무 열심히 한다", "웃음이 너무 크다", "감정 표현이 과하다"는 것이었으니까요. 이 정도면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지 비난의 근거라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요?

2013년 스타 매거진이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스타 순위에서 그녀는 9위에 올랐습니다. '해서헤이터(Hatha-hater)'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고, 온라인에는 '왜 모두가 앤 해서웨이를 싫어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제임스 프랑코와 함께 MC를 맡았던 2011년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의욕이 없어 보이는 프랑코와 너무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살리려는 그녀의 케미(chemistry)는, 여기서 케미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적 조화와 교감을 뜻하는 표현으로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비난은 프랑코에게 쏠렸지만, 그녀의 과도한 의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훗날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민망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1초의 고민도 없이 그 MC 무대를 꼽았습니다.

저는 이 현상을 보면서 여성 배우에게 유독 모순적인 기준이 적용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활발하게 행동하면 가식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조용히 있으면 차갑고 거만하다는 말을 듣는 구조입니다. 젠더 바이어스(gender bias), 즉 성별에 따라 같은 행동을 다르게 평가하는 편향이 이 사례에서 꽤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미디어 연구자들도 이런 '이중 구속(double bind)' 현상, 즉 어떻게 행동해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여성 공인에게 더 자주 적용되는 패턴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출처: Pew Research Center).

그런데 그 시절 그녀가 남긴 말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군가 나를 안 좋게 말할 때 그 말을 믿게 된다. 저는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문장이 제겐 꽤 오래 남았습니다.

요약: '해서헤이터' 현상은 실질적인 잘못이 아니라 성격적 특성에 대한 집단적 반감에서 비롯됐으며, 젠더 바이어스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그리고 지금의 앤 해서웨이

《레미제라블》(2012)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제가 그녀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결핵으로 죽어가는 팡틴 역을 위해 그녀는 실제로 머리를 거의 삭발 수준으로 잘랐고, 이미 마른 몸에서 12kg을 추가로 감량했습니다. 단순히 마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곧 죽을 것 같은 사람'의 상태를 피부로 느끼게 하려 한 것입니다.

특히 솔로 넘버 'I Dreamed a Dream' 장면은 특정 가사 타이밍에 정확히 눈물을 흘려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처럼 감정의 타이밍을 계산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이 진짜처럼 느껴지게 하는 기술을 연기 이론에서는 기술적 감정 조절(technical emotional control)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머리로 계산하면서 마음으로 우는 것인데, 배우들이 가장 어렵다고 꼽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장면은 화면 앞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감각이 전달되는데, 그 촬영이 얼마나 소진되는 작업이었을지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결과 그녀는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같은 무대에서 MC로 조롱받았던 그녀가, 같은 무대에서 수상자로 서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보석 디자이너이자 배우인 애덤 셜먼과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력을 이어가는 배우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출처: IMDb — Anne Hathaway).

지금 돌아보면, 당시 사람들이 왜 그렇게 그녀를 싫어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해서헤이터' 현상 자체가 이상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저는 이게 그녀가 비난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작품으로 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레미제라블》에서의 극단적 변신과 아카데미 수상은, 비난의 시간을 작품으로 통과한 결과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앤 해서웨이가 미움받은 이유가 뭔가요?

A. 실질적인 잘못이 있었다기보다는 지나치게 활발한 성격, 큰 웃음, 과도한 의욕이 '가식적'으로 보인다는 이유가 주를 이뤘습니다. 2013년에는 '해서헤이터'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만큼 집단적인 반감이 형성됐는데,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들입니다. 일부 미디어 연구자들은 이를 여성 공인에게 자주 적용되는 이중 구속 현상으로 분석합니다.

 

Q. 《레미제라블》 촬영 때 실제로 살을 뺀 건가요?

A. 맞습니다. 결핵으로 죽어가는 팡틴 역할을 위해 실제로 12kg을 감량하고 머리를 거의 삭발에 가깝게 잘랐습니다. 단순히 외적 변신에 그치지 않고, 'I Dreamed a Dream' 장면에서는 특정 가사 타이밍에 맞춰 눈물을 흘리는 고난이도 감정 연기를 실제 노래와 동시에 소화했습니다.

 

Q. 앤 해서웨이 남자친구가 FBI에 잡혔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사실입니다. 2004년부터 교제한 이탈리아 사업가 라파엘로 폴리에리가 부동산·금융 사기 혐의로 FBI에 체포됐고, 피해자 중에는 전직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동거 중이었던 탓에 일기장까지 압수되며 조사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는 범죄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Q. 앤 해서웨이 얼굴이 황금비율이라는 게 과학적 근거가 있나요?

A.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수학적 미적 비율 연구에서 앤 해서웨이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얼굴' 여성 1위에 선정됐습니다. 황금비율(golden ratio)이란 얼굴의 좌우 대칭, 눈 간격, 코와 눈 안쪽 모서리의 정렬 등 이목구비의 수학적 균형 정도를 뜻하며, 이 기준에서 그녀의 얼굴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결론

제가 앤 해서웨이의 이력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그녀가 비난받은 이유와 사랑받은 이유가 사실상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열심히 한다는 이유로 미움받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일을 이어간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가 작품 밖에서 한 배우가 어떤 시간을 견뎌왔는지 거의 모른다는 생각도 다시 들었습니다.

앤 해서웨이가 지금도 새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이유가, 그 힘든 시기에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 했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처음부터 다시 훑어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9C4CW83B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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